『소년이 온다』의 기억과 함께 다시 찾은 5·18의 공간들
2025년, 5·18 광주민주화운동 45주기를 맞이한 광주는 '소년 도시'로 다시 태어났습니다.
한강 작가가 2014년에 발표한 소설 『소년이 온다』 속 주인공 ‘동호’는, 실존 인물 문재학 열사를 모델로 삼아
1980년 5월 광주의 피와 눈물, 저항과 희망을 상징하는 인물로 자리 잡았습니다.
특히 올해는 한강이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첫 해이기도 하여, 그 의미는 더욱 특별합니다.
소설의 실제 배경이 된 광주 곳곳을 다시 찾아가며, 문학과 역사가 만나는 기억의 길을 걷는 사람들이 늘고 있습니다.
소년을 만나는 길, ‘광주 소년 투어’
‘광주 소년 투어’는 광주관광공사가 기획한 걷기 여행 코스로,
『소년이 온다』 속 주요 장면과 실제 5·18 유적지를 연결해 구성한 특별한 여행길입니다.
이 코스는 기존의 '오월길'과 상당 부분 겹치며, 특히 금남로와 충장로 일대를 중심으로
도청, 전일빌딩, 상무관, 광주극장, 소년의서(書) 등을 포함해 광주 원도심의 핵심 장소들을 관통합니다.
문학과 현실을 동시에 체험할 수 있는 특별한 탐방 루트입니다.
동호의 흔적, 광주의 풍경
장소 | 설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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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일빌딩245 | 5·18 당시 헬기 사격 탄흔 245개 발견. 현재는 전시관과 야경 명소 |
상무관 | 희생자들의 시신이 안치되었던 공간, 동호의 주요 활동 무대 |
옛 전남도청 | 시민군 최후의 항전지. 현재 복원 작업 중 |
5·18 민주광장 | 광주의 중심광장. 매일 오후 5시18분 ‘임을 위한 행진곡’ 연주 |
소년의서(書) | 『소년이 온다』에서 이름을 딴 독립서점, 팬들의 성지 |
한강 북카페 예정지 | 작가가 살았던 중흥동 인근에 조성 중, 2025년 말 개관 예정 |
이 공간들은 모두 동호의 시간과 발자국을 담고 있으며,
각 장소마다 소설 속 문장과 실제 사건이 교차하는 문학적 아카이빙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문학이 된 기억, ‘소년이 온다’ 전시와 체험
5·18민주화운동기록관에서는 현재 『소년이 온다』 특별전이 진행 중입니다.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한 애니메이션 영상, 주인공 동호의 시점으로 본 재현 장면,
원고지에 소설을 필사하는 체험 코너까지 마련되어 있어, 관람객들에게 깊은 감동을 전하고 있습니다.
광주의 또 다른 명소인 전일빌딩245 10층은 당시 헬기 사격을 입증하는 탄흔이 실제로 남아 있는 공간으로,
문학과 현실의 충돌 지점을 눈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는 유일한 장소입니다.
‘나는 광주에 없었다’… 무대 위에서 다시 태어난 5·18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예술극장에서는 5월 18일까지
스타 연출가 고선웅의 작품 ‘나는 광주에 없었다’가 공연됩니다.
이 작품은 관객 참여형 연극으로,
광주에 실제 없었던 이들이 그날의 현장을 상상하고 공감하도록 설계된 구성입니다.
극중 관객은 동호와 같은 시민의 시선으로, 광주의 진실을 다시 만나게 됩니다.
이는 단순한 공연이 아니라 5·18의 기억을 전파하고 이어주는 살아있는 교육의 장으로 기능합니다.
옛 광주적십자병원, 시민들의 피로 이어진 저항
충장로 골목에 위치한 옛 광주적십자병원은 1980년 5월,
금남로에서 부상당한 시민들이 실려와 치료를 받던 장소였습니다.
피가 부족하다는 소문에 수많은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헌혈하러 줄을 섰던 곳이며,
그 현장을 촬영한 사진이 세계 여러 나라 언론에 소개되면서 광주의 진실이 국제사회에 알려지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현재 병원 건물은 전시공간으로 임시 개방되어,
헌혈과 생명 나눔의 의미를 되새기는 장소로 재조명되고 있습니다.
결론: 광주는 여전히 ‘소년’을 기다린다
1980년 5월, ‘소년 동호’는 세상의 진실을 지키기 위해 두려움 없이 상무관을 지켰습니다.
2025년 오늘, 광주는 그 기억을 소설로, 공간으로, 예술로, 체험으로 되살려내며
우리 모두에게 ‘기억하라’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습니다.
광주는 5월마다 소년이 되어, 그날의 진실을 증언합니다.
문학과 역사, 문화와 추모가 어우러진 이 도시에서,
당신도 소년의 발걸음을 따라 걸어보시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