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남에 가면 꼭 들러야 할 산이 있습니다. 바로 전라남도 해남군 삼산면에 위치한 두륜산도립공원입니다. 이름은 낯설어도 대흥사, 고계봉, 가련봉, 두륜봉 같은 이름은 한 번쯤 들어보셨을 거예요. 해발 703m로 그리 높지 않지만, 이 산이 주는 감동은 결코 작지 않습니다.
저는 봄이 시작되던 3월 중순, 가벼운 등산 겸 여행으로 두륜산도립공원을 찾았습니다. 산행은 물론 사찰과 남도 바다 조망까지 가능한 완성도 높은 하루였습니다.
산보다 더 아름다운 길 – 두륜산도립공원 등산코스 소개
두륜산도립공원의 대표 등산코스는 크게 세 가지로 나뉩니다.
- 대흥사
가련봉두륜봉~대흥사 (순환코스)
왕복 약 5.5km, 3~4시간 소요, 가장 대중적인 코스입니다.
대흥사 일주문에서 시작해 고계봉 방향으로 오르며, 산세는 완만한 편입니다. 가련봉과 두륜봉 사이에서 내려다보는 해남 평야와 남해 바다 풍경은 정말 말로 다 할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답습니다. - 대흥사
북미륵암노승봉정상대흥사
조금 더 한적한 루트로, 자연 그대로의 숲길이 인상적입니다.
숲이 촘촘해 여름에 시원하게 걷기 좋고, 조용한 산행을 원한다면 이쪽도 추천합니다. - 고천암저수지
서래봉정상
전문가나 하드 트래킹을 원하는 분들이 찾는 비경 코스로, 암릉이 많고 급경사 구간도 있지만 조망은 압도적입니다.
이처럼 두륜산도립공원 등산코스는 초보자부터 숙련자까지 선택 폭이 넓고, 특히 봄·가을의 단풍과 야생화 시즌에는 천상의 트레킹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대흥사와 함께 걷다
두륜산도립공원을 대표하는 또 하나의 명소는 바로 대흥사입니다. 1,300년 역사를 지닌 사찰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등산 전후 이 사찰을 함께 둘러보면, 산과 인간이 오랜 시간 공존해온 조화로움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습니다. 경내는 굉장히 고요하고 정갈해서, 마음이 자연스레 차분해집니다.
두륜산도립공원 교통과 주차 정보
대중교통 이용 시, 해남터미널에서 대흥사 방면 버스를 타면 약 30분 안에 도착합니다. 배차 간격이 다소 넓으므로 시간 체크는 필수입니다.
자가용 이용 시에는 ‘두륜산도립공원 주차장’ 혹은 ‘대흥사 주차장’을 검색하면 됩니다. 공영주차장과 민간 유료주차장이 있으며, 성수기에는 오전 9시 이전 도착을 추천합니다.
두륜산도립공원의 계절별 매력
- 봄: 진달래와 야생화가 산을 가득 메웁니다. 초록빛 숲속을 걷는 맛이 아주 좋습니다.
- 여름: 짙은 숲과 계곡이 많아 남도에서 드물게 시원한 산행이 가능합니다.
- 가을: 단풍 시즌은 이곳의 하이라이트입니다. 단풍과 조망, 사찰이 어우러진 풍경은 명불허전.
- 겨울: 눈이 많지는 않지만, 그만큼 따뜻하게 걷기 좋은 산입니다. 설경보다는 한적한 풍경이 매력.
산행 후 먹거리와 연계 여행지
해남은 먹거리가 참 좋은 곳입니다. 대흥사 근처엔 전복죽, 해물파전, 해남 한정식 등 현지 식당이 많고, 푸짐한 남도 밥상을 즐길 수 있습니다. 산행으로 허기진 몸을 든든히 채우기에 제격입니다.
연계 여행지로는 땅끝마을, 미황사, 송지해수욕장, 달마산 등을 함께 묶으면 1박 2일 여행 코스로도 훌륭합니다.
마무리 소감
이번에 다녀온 두륜산도립공원은 ‘남도의 품격’을 가장 잘 느낄 수 있는 산행지였습니다. 웅장하거나 극적인 산은 아니지만, 걸을수록 편안해지고 마음이 정화되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평지부터 시작해 숲, 능선, 절경, 사찰까지 이어지는 코스 구성도 완벽했고요.
이 글을 보시는 분들 중, 남도 여행을 고민하고 계신다면 두륜산도립공원을 꼭 여행 일정에 넣어보시길 추천드립니다. 특별한 장비 없이도 충분히 감동할 수 있는 그런 산입니다.